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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분석(4):황교안, 대권 앞에 놓인 장애물 4가지

(이미지=자유한국당 홈페이지)



[필자주]내년 총선은 2022년 치러질 대선 후보들 각축장이기도 합니다. 지역구에 출마한 주요 정당 후보들은 대선 후보들에게 지원을 요청합니다. 얼굴이 알려지고 인기 있는 대선 후보들이 도와주면 당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다음 대통령이 될지도 모를 정치인과 친분을 과시하는 것도 지역구 주민으로 부터 지지를 얻어내는 데 효과적입니다. 총선 11개월을 앞두고 차기 대선 주자 얘기를 연재합니다. 순서는 두서없습니다. 준비되는 정치인부터 다룹니다.



황교안 대권 앞에 놓인 장애물 4가지



자유한국당(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2월 전당대회(전대)에 출마한 것은 다소 의외였습니다. 당시 여의도 정치권에선 황 대표 전대 출마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출마를 점치는 쪽에선 한국당이 주인이 없는, 권력 공백이었기 때문에 절호의 기회라 봤습니다. 당 대표가 되면 당내 세력을 쉽게 구축할 수 있고 대권에 성큼 다가설 수 있어서 여러 가지 이점이 있었기 때문이죠.

불출마를 예상하는 쪽에선 황 대표가 관료 출신이라 모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 봤습니다. 정치 경험이 없는 관료 출신은 의전에는 강하지만 돌발변수의 연속인 정치권에선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황 대표가 이런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대선으로 직행할 것으로 전망했던 것이죠.

황 대표는 전대에 출마했고 무난하게 당선했습니다. 황 대표는 당선 후 대여투쟁을 이끌면서 한국당을 ‘황교안 당’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보수층 결집에도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당권 확보와 함께 보수 대표 주자로 주목받은 것이죠. 출마 타이밍을 놓치지 않은 점에서 황 대표는 반기문 전 사무총장, 고건 전 국무총리보다 권력의지가 앞서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황 대표 대권 가도는 탄탄대로만은 아닙니다. 황 대표 앞에는 대략 4가지 장애물이 놓여 있습니다. 첫째, 당 정체성을 확장성 있게 바꾸는 것입니다. 둘째, 한국당에 대한 2040 비토정서를 완화하는 것입니다. 셋째, 박근혜 전 대통령을 극복하는 것입니다. 넷째, 2020년 총선에서 1당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 4가지 장애물을 넘지 하지 못하면 황 대표가 가진 대권 꿈은 단지 꿈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국민이 갖는 의문, 한국당은 어떤 당이냐?

영국은 종종 계급의 나라로 불립니다. 그만큼 보수적 질서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프랑스대혁명을 보면서 지도층이 먼저 변화를 꾀하고 사회 모순이 축적되는 것을 막았기 때문이죠. 영국 보수당은 이런 변화를 주도했던 핵심 세력이기도 합니다. 영국 보수당은 국민을 위한 정당, 국가에 충성하는 정당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국가경영 능력과 통치에 적합한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낸 것이죠.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한나라당, 신한국당 등도 국가경영 능력에서 일정한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영국 보수당만큼은 아니더라도 경제는 잘 챙길 정당, 국가에 충성하는 정당으로 인식되기도 했습니다. 국민은 ‘보수 정당이 다소 능력은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보수 정당의 종북 공세가 먹혔던 것도 이런 인식이 저변에 깔렸었기 때문입니다.

탄핵과 박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과 재판은 보수 정당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모두 날려버렸습니다. 국민은 보수 정당이 국가경영 능력은 물론 최소한 자질도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이죠. 고도한 청렴성과 공공성 대신 사적 이익을 위해 봉사했던 대통령과 보수 정당 민낯을 보게 된 것입니다.

한국당에 대한 국민시선은 아직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에서 한국당으로 이름은 그때 그 사람들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잇따라 터져 나오는 막말 행렬도 변화 진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것이죠. 한국당이 무능하고 자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국민 인식은 황 대표에게 첫 번째 장애물입니다. 황 대표 과제는 과거 보수정당이 가진 긍정적 이미지를 되찾는 데 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한국당이 국가경영 만큼은 잘한다.’ 이런 인식이 퍼져야 한다는 것이죠.



2040, 영남 DJ 거부보다 더 강한 한국당 비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영남 거부 정서로 3수 만에 가까스로 대통령에 당선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영남에서 대략 15% 전후 지지를 얻었습니다. 15%는 영남에서 거주하고 있는 호남 출신 주민들과 일부 개혁성향 유권자들 최대치였던 셈입니다.

2040이 갖는 한국당 비토정서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영남 거부 정서보다 더 강합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2019년 5월 통합에서 19∼29세 한국당 지지는 9%를 나타냈습니다. 30대와 40대도 각각 12%와 15%에 그쳤습니다(여론조사와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당(새누리당) 나이별 지지율 추이(단위: %)>

※ 한국갤럽
※ 2018.6 지선: 사후 조사
※ 2017.9 대선·2016.4층선: D-2, 1 조사
※ 2012.12: D-0 조사

2040의 보수정당 이탈은 탄핵 이후 치러졌던 2017년 5월 19대 대선에서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19∼29세 한국당 지지는 단 5%에 그쳤습니다. 30대와 40대도 각각 5%와 9%에 머물렀습니다. 지난해 6월 치러졌던 7회 지방선거에서도 2040의 보수정당 이탈은 계속됐습니다.

한국당에 대한 2040 지지는 19대 대선, 지난해 지방선거보다 조금 나아졌으나 근본적인 변화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접전을 펼쳤던 2012년 18대 대선에서 당시 새누리당에 대한 2040 지지는 20%를 넘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에 원내 1당을 내준 2016년 총선에서도 당시 새누리당에 대한 2040 지지는 20%를 넘었습니다.

2040이 갖는 한국당 비토정서는 황 대표에게 두 번째 장애물입니다. 한국당이 2016년 총선, 2012년 대선 지지율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황 대표 앞 대권가도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 박근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2016년 12월 국회가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의결 직후 황 대표가 갖게 된 공식 직책입니다. 황 대표는 요직을 두루 거치다가 마지막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탄핵정국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런 황 대표 이력 탓에 박 전 대통령과 숙명적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습니다. 황 대표가 출마는 하지 않았지만 2017년 5월 대선에서도 유력한 보수 후보였습니다. 황 대표를 한국당 대표로 밀어 올리고, 보수 선두 주자가 되게 한 원동력은 박 전 대통령 지지층입니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영남과 60세 이상에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이 강합니다. 또 이들의 강력한 지지가 오늘 황 대표를 만들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황 대표에게 세 번째 장애물입니다. 국민이 황 대표와 박 전 대통령을 공동 운명체처럼 인식하고 있는 한 확장은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입니다.



■ 2020년 총선에서 1당 도약 가능한가?

지난 7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현 정부에 힘을 보태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7%였습니다. 반면 ‘현 정부 잘못을 심판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0%였습니다(여론조사와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얼핏 보면 여당과 야당이 비슷해 보입니다. 아직 총선이 10개월이나 남아 있어 야당 선전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당에는 좋지 않은 결과입니다. 여당은 민주당 하나이지만 야당은 한국당 외에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러 당이 있습니다. 특히 정의당은 젊은층 선호가 강합니다.

한국당이 2020년 총선에서 의미 있는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2022년 대선에서도 선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과반 의석은 어렵다고 하더라고 원내 1당이나 1당에 버금가는 원내 2당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죠. 만약 100석 남짓 의석만 확보한다면 국민이 볼 때 대권을 잡아도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밝지 않은 총선 전망은 황 대표 앞 네 번째 장애물입니다. 총선은 보수층이 모두 투표장으로 나와 한국당을 지지한다고 해서 승리할 수 없습니다. 한국당이 선전하기 위해서는 중도 지지가 꼭 필요합니다. 그러나 중도 대부분은 여전히 한국당에 눈길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엄경영 ■ 발행인/ 시대정신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