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칼럼 · 여론/국내

조국 대망론’이 궁금하지 않은 이유

조국 대망론이 여권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차기 혹은 차차기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조국 대망론은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되면서 구체화하고 있다. 이렇다 할 적통이 없는 친문 혹은 친노에 조국은 맞춤형이다. 부산 출신으로 개혁 이미지가 있고 젊은층에도 잘 알려졌다. 외모가 번듯하고 문 대통령의 신뢰까지 얻고 있다. 법무부 장관이 되어 사법개혁까지 이룬다면 스토리도 갖추게 된다.

조국 대망론은 이루어질 수도, 이루어져서도 안 된다. 대통령은 정치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 맡는 게 좋다. 대통령은 수많은 난관을 헤쳐나가야 한다. 새로운 인물이 난마처럼 얽힌 국내 정치, 정글보다 더한 국제관계를 풀어내기는 어렵다. 정치 경험은 오랜 기간 현장에서 성공과 실패를 거듭할 때 비로소 축적된다.

DJ와 YS는 거의 전 생애를 정치와 함께 보냈다. 무난한 평가도 있지만 성공한 대통령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MB와 박근혜 전 대통령도 상당한 기간 정치를 추락을 면치 못했다. 문 대통령도 비서실장 퇴임 후 10여 년간 혹독한 정치훈련을 거쳤다. 문 대통령은 막 임기 중반을 지나고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국민은 수십 년간이나 전·현 대통령들을 썩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우리가 조국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조국의 정치는 무엇인가. 조국이 말하는 개혁은 구체적으로 어떤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인가. ‘바로 이것이다’라는 게 없다. 미지의 인물에게 나라를 맡기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다소 부족하더라도 우리가 잘 아는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다.

조국은 정치혐오를 타고 인기를 얻었다. 조 국엔 정치혐오를 활용할 선동가의 기질이 있다. 기존 정당과 정치인을 비판하기는 쉽고 재미있다. 국민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일이기도 하다. 정치 혐오는 대개 은밀한 계략이 숨어 있다. 기존 정치를 대체할 새로운 정치 욕망이 내재하여 있다.

안철수 현상도 그랬었다. 그가 구름처럼 인파를 몰고 다니던 시절 지지 이유를 물어보면 거의 대답을 못 한다. 정치 혐오의 뒷면일 뿐이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반짝인기, 고건 전 국무총리의 한때 조명도 비슷한 궤적을 그리며 명멸해갔다. 이들은 정치혐오를 부추겨 정치 욕망을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민주당 핵심 지지층은 2040이다. 과거엔 호남과 영남 개혁세력의 비중이 컸지만 이젠 세대가 더 중요해졌다. 지난 민주당 경선에서는 150만 명 넘게 참여했다. 최대 수십만 명으로 추산되는 친노 혹은 친문 세력이 좌우할 수 없다.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려면 2040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2040은 조국 자녀와 가족에 쏟아지는 의혹에 당혹스럽다. 2040은 현 정부를 만드는 데 앞장섰다. 이들은 문 대통령과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다. 조국은 공정을 앞세운 정부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다. 온갖 수단을 동원한 화려한 스펙, 수십억 원의 가족펀드, 신출귀몰한 재테크까지 갖췄다. 법무부 장관이 되거나 낙마하거나 2040과 조국은 멀어지고 있다.

 

일요서울i(http://www.ilyoseoul.co.kr) 2019-08-23일자 기고 글입니다.

 

엄경영/발행인, 시대정신연구소장